지인의 소개로 찾긴 했지만 정말이지 발도 들이기 싫은 치과..

 

임신과 출산, 모유수유를 핑계로 미루고 미루다 

 

이젠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찾게 되었다..

 

병원 문을 여는 순간 호텔로비를 축소해 옮겨 놓은 듯한

 

실내가 눈에 들어왔다. 조금의 투자로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상냥하게 웃으며 예약 확인을 하는 직원과의 대화 중

 

이상한 것을 느꼈다..치과특유의 소름끼치는

 

진동음들이 들리지 않았다..한가한 시간이라 여겼다..

 

잠시 대기를 하고 상담하는 내내 오늘 치료에 대한 두려움에

 

휩싸였다..드디어 결전의 시간...

 

차근차근 설명해 주는 간호사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약간의 긴장을 풀 수 있었다.

 

마취를 하고 마취가 되는 동안도 수술진행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내가 너무 긴장한 나머지 불편함을 호소하자 혈압을 체크해주는

 

간호사..최대한 편안히 수술 받을 수 있도록 의자부터 다시 조절

 

해 주었다..

 

담당의사가 들어 와 신속하고 정확한 손놀림으로 수술을 마치고

 

그제서야 난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의사는 만에하나 있을 수 있는 증상에 대해 상세하게 일러 주었다.

 

수술 후 주의사항을 꼼꼼히 체크하고 오늘의 진료 완료..

 

아이들을 데려 갔던 터라 수술 받던 내내 마음을 조려야 했다.

 

젖먹이 아이는 배고파 울며 잠들고 수술 후라 모유수유는 할 수

 

없고 집은 멀고..막막했다.

 

그 때 상담을 도와 주셨던 담당자분께서 내게 우유병을 내밀었다.

 

"아이가 많이 배고파 할테니 이거라고 먹이세요. 원장님 아기가

 

2개월인데 이 분유밖에 없지만 괜찮으면 먹이세요. 병도 소독했

 

어요." 많이 배고파 할거라며 안타까운 시선을 보냈다.

 

갑자기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감사한 마음에 우윳병을 받아

 

조금이라도 아이에게 먹였다.

 

픽업 서비스를 받아 집에 오는 동안도 아이가 배가 고파 보챌까

 

싶어 마음을 졸였다. 아니나 다를까 큰아이, 작은 아이 울음이

 

터지고야 말았다. 하나는 업고 하나는 안고..달래도 보고

 

얼러도 보고..그 때 감사하게도 아이를 위해 동요를 찾아

 

틀어 주시며

 

 "댁이 어디세요? 멀지 않으면 댁까지 모셔다 드릴께요."

 

병원에서 내려주기로 약속한 곳까지도 충분히 먼 거리였다.

 

그런데 더 먼 우리 집까지 데려다 준다고 하신다.

 

밖은 어둡고 비는 내리고 아이는 둘에 아이들 짐...최악이다.

 

염치 불구하고 사양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너무 죄송해요..가까운 거리도 아닌데.."

 

"아니요. 저희가 하는 일인데요. 뭐. 괜찮습니다."

 

정말 감사히 집까지 도착. 얼굴 한 번 찡그리시지도 않고 아이들

 

울음을 참아 주신 실장님께 정말 너무 죄송스러울 정도였다.

 

그렇게 다음에 뵐 것을 확인하고 돌아서 집에 올라왔는데

 

이게 왠일...휴대폰...휴대폰을 두고 내렸다..순간 버리고 싶었다.

 

전화를 할까 말까 수차례 망설인 끝에 병원으로 다시 전화를 했다.

 

사정 얘기를 하고 다시 휴대폰은 우리 집으로 한참 후에야 왔다.

 

먼 곳까지 갔을 거라 짐작된다. 그런데도 싫은 내색없이 인사를

 

하고 실장님은 돌아가셨다..정말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이렇게 우여곡절끝에 치과 진료를 마친 오늘..나에겐 정말 최악의

 

하루였지만 정말 감사한 하루 이기도 했다.

 

 

 

병원에서 치료 받던 내내 웃음으로만 대하던 모든 간호사들,

 

상담을 도와주시고 아이를 먼저 생각해 주신 담당자분,

 

아이들 울음 소리 참아가며 멀리까지 데려다 주신 실장님,

 

무엇보다 아프지 않게 최고의 실력으로 수술해 주신 원장님..

 

서울 삼성 치과 모든 관계자분들께 너무 감사드립니다.